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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 보도기사 게시판 - 11.04.25-400회 관련 기사


[월] 11.04.25-400회 관련 기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9.13 조회수 1650

 • 경남신문 >사람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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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합포문화동인회 회장
시대의 화두 ‘어떻게 살 것인가’… 34년간 인문학 등대 밝히다
• 기사입력 : 2011-04-25 01:00:00

• 34년간 등대지기와 같은 삶을 살아온 조민규 합포문화동인회 회장이 창원시 마산합포만 등대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조 회장은 “합포문화동인회가 앞으로도 시민들에게 지혜와 교양을 비추는 등대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너나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왜 달렸는지도 모른 채. 이제까지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는가가 더 중요했고, 부의 축적 정도나 지위의 상하가 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돼 왔다.궁극적으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어떤 사람이 되는가의 문제보다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굳이 이를 뒷받침하는 학문으로 따진다면 광의의 인문학이라 할 수 있겠다. 배금주의는 인문학을 황폐화시켰고, 이는 인간성의 실종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제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문학'을 외친다.1977년 마산지역이 한창 번창할 때 매월 1차례, 34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인문학 강좌를 열었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강좌는 열렸고, 그 강좌를 개설하고 이끌고 오늘날에 이른 조민규 합포문화동인회 회장.민족문화강좌 400회(5월 20일·김해 출신 송복 전 연세대교수)를 앞두고 합포만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마산 대우백화점 20층 합포문화동인회 사무실에서 20일 조민규 회장을 만났다. 올해 일흔여섯 나이답지 않게 표정과 말씨는 여전히 정정했다.34년 동안 민족문화강좌가 이어져 온 비결에 대해 묻자 조 회장은 “시작할 때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했고, 한번 했던 것, 계속하자는 미련함이 큰 밑천이 됐다. 시류나 사회환경 변화에 동요하지 않고, 그것을 뛰어넘어 보편적 가치를 영속적으로 유지시켜 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딱 한 번, 고려대 이호재 교수가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회항하는 바람에 강좌가 무산됐다. 이 교수는 이후 93년 12월에 강좌를 했다.-왜 인문학이 중요합니까. 그리고 인문학은 어떻게 사는냐 또 무엇을 하며 삶을 풍부하게 하느냐의 문제를 다루는데 활성화시킬 방안은 없습니까.“이제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또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이제 후배들은 100세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인데 인문학적인 소양을 갖춰야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고 기업경영에서도 인문학을 통해 무한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학자들이나 대학 연구기관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한다. -합포문화동인회의 정체성을 두고 일각에서는 초청되는 강사 대부분 보수인사들이라며 보수단체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합포문화동인회는 애초에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았고, 그럴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관에서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고, 회원들이 정치를 하려 합포문화동인회를 이용하려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보수만 초청하려는 노력이 없는 반면, 좌파나 진보인사를 모시려 하지도 않았고, 다만 중도를 걷는 학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조 회장은 “초청인사 중엔 소위 진보적 색채를 지닌 인사들도 많다”고 했다.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를 사회문제화 시켰던 장기표씨, 마지막 남부군이자 ‘남부군’을 쓴 이태 등도 강의를 했다.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 다양한 인사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본다는 취지다”고 설명했다.

• 강좌에 참여했던 사람은 관료부터 각 분야에서 최고의 학문적 성과를 거둔 교수, 종교인, 문인, 반정부인사(?) 등 다양하다.다양한 강사만큼 강의주제도 다양했다. 통일, 노동, 민주주의, 인권, 환경, 건강·의학 등을 비롯해 새나 자연환경 문학 건축 등 분야를 가리지 않았다. 강좌를 다녀간 이후 국무총리나 청와대 수석, 장관을 한 이도 많다. 이제는 강좌에 참여했던 서울에 있는 대학교수들이 대신 섭외를 해주고 있다.강좌 하나 없었고 가곡의 밤도 없었던 1970년대, 문화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마산에서 미미하게 인문학 강좌는 시작되었다. 한일합섬, 마산자유무역지역, 한국철강 등이 생겨 인구가 급속히 늘고 도약하기 시작하면서 노산 이은상 선생의 제의로 강좌가 만들어졌다.“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 지역의 문화 전통이 파괴될 수 있고, 잘못 발전할 수도 있어 인문강좌와 음악회 등을 통해 팔도에서 모여든 마산 시민들의 정서순화와 화합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 보려는 뜻에서 시작했어요.”-재정적으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지금처럼 회원제가 아닌 옛날에는 강의료 문제는 물론 한달 한달 이어가기가 숨 가빴다. 식사를 책임지는 친구, 양복점하던 친구가 강의료를 내기도 하고, 동신식품 이윤두 사장이 많이 도와 주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이제는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 운영된다. 따라서 강좌나 음악회 등 모든 행사는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다만 조찬 강좌일 때는 참석자들의 아침밥값은 각자 부담한다. 정회원, 일반회원, 후원회원 등 100여 명이 후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충경 창원상의회장(경남스틸 사장)이 2억원을 희사해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민족문화강좌와는 별도로 KBS와 함께 가곡의 밤 행사도 마련했는데 음악회 할 장소가 없어 마산고등학교 뒤편 경남학생과학관과 태양극장에서 했다. “태양극장에는 무대는 있었지만 대기실이 없어 화장실에서 옷도 갈아입고, 대기하기도 했다. 엄정행, 이규도, 백남옥, 오현명 선생 등 명색이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쟁쟁한 멤버였는데 불평도 크게 하지 않았어요.” 수출자유지역에 다니는 여성 근로자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았다.조 회장은 우연한 기회에 야학과도 인연을 맺어 25년째 운영 중이다. 조 회장은 가정 형편도 풍족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25년간 야학을 운영했는지 궁금했다.“어렵고 너무 힘이 들어 야학을 그만둘까 생각도 했는데, 한 학생이 ‘거리에 간판이 무수히 많지만 그 간판을 못 읽었습니다. 책방 앞으로 갈 때도 책을 못 샀는데 이제는 간판을 읽고 보고 싶은 책을 사서 읽을 수 있습니다. 교장 선생님 고맙습니다’는 편지를 보내왔어요. 이 편지 한 장 때문에 그만두지를 못했지요.”애솔배움터를 졸업한 이들 중에는 대학 졸업해서 회사에 취직한 사람, 경찰관, 택시기사도 있는데, 어떤 이는 알아보고 택시를 공짜로 태워주기도 한다고 했다.합포문화동인회는 이제 다른 사업도 많이 하는 등 외연도 많이 확대했다.여성들의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지난 99년부터 여성강좌를 하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여고생들을 위한 영리더스강좌를 하고 있다. 서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성장하는 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적은 지역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 교수들의 얘기를 통해 안목을 넓혀준다. 또 주제는 무겁지만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세미나’를 지금까지 11번째 열었다.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함께 교육포럼도 열고 있다.아직 버스를 타고 다니는 조 회장의 건강비결은 웬만한 거리는 걷는 것과 아침에 목욕하기다. 도의원이 무보수 명예직일 때 비례대표 도의원 제의가 들어왔지만 “나는 매월 월급을 받아야 가족들 생계도 꾸리고 현재 하는 일도 계속할 수 있다”며 거절할 만큼 명쾌한 삶을 살아 왔다.42세 팔팔한 청년일 때 변방에서 시작해 34년째를 맞는 인문학강좌. 이제 온몸으로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있는 조민규 회장. 이 지역에 남긴 그의 족적은 적지 않다. 노인은 많아도 원로는 찾기 힘든 현 세태에 새삼 원로의 자격을 생각해 본다.

• ☞ 합포문화동인회는= 1977년 1월 마산에서 민족문화협회 마산지부로 출범해 매월 한 차례 강사를 초청, 민족문화강좌와 매년 1회 노산 가곡의 밤 행사를 34년째 열고 있다. 1996년 현재의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조민규 회장이 34년째 회장으로 있으며,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강좌나 음악회 등 모든 행사는 무료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정회원은 40세 이하 100만원의 입회비와 연간 90만원의 회비를, 일반회원은 연간 10만원, 후원회원은 연간 30만원의 회비를 낸다. 회원은 모두 100명 선이다. 정회원은 이 지역에서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과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종을 가진 지역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현재 야학 애솔배움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 주부·여성들을 위한 여성강좌, 2007년부터는 여고 1년생들을 위한 영리더스강좌를 하고 있다. 이 밖에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세미나’와 ‘교육포럼’도 비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사무실은 마산대우백화점 20층에 있다. 글= 김용대기자 jiji@knnews.co.kr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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